Pop!_OS 20.04 LTS : 일관성의 파괴

 

Pop!_OS는 리눅스 하드웨어를 만드는 System76에서 우분투를 베이스로 개발한 리눅스 배포판입니다. 유니티의 망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분투에 실망해 찾은 배포판인데 깔끔하고 개성있는 디자인 감각이 맘에 들어 18.04부터 사용을 했었습니다. 만족스럽게 사용했던 18.04이었기에 LTS 버전으로 나온 20.04에 대해서도 기대를 했는데 2달정도 사용하고 있는 지금에서의 평가는 처음 기대만큼은 아닙니다.

1. Pop!_Shell

'Pop!_Shell'은 'Pop!_OS 20.04 LTS'에서 가장 강조한 신기능입니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데스크탑 창들을 타일 형태로 배치하고 단축키를 제공해 키보드 사용을 극대화하겠다라는 컨셉의 기능입니다. 개념은 좋으나 실용성은 별로라는 것이 제 의견입니다. 일단 데스크탑 창들을 타일 형태로하고 작업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거기에 이 기능을 위해 그놈의 기본 단축키를 변경한 것의 영향으로 단축키를 사용할때 혼돈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Pop!_Shell'은 창들간 이동을 위해 'super key + 방향키' 조합을 사용합니다. 문제는 이 조합이 그놈에서는 작업 공간간 이동에 사용되는 키라는 것입니다. 'Pop!_Shell'에서 이 키를 사용하기 위해 그놈의 작업 공간 이동키를 'super + ctrl + 방향' 조합으로 바꾸었는데 이것만 바꾸고 가장 처음,끝 작업 공간으로의 이동인 'super + home, super + end'는 그대로 놔두었다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물론 사용자가 작업 공간 이동키를 바꾸면 되나 기본 설정하에서 작업 공간 이동을 하는 단축키의 일관성이 깨어졌다라는 것이죠.

2. Flathub 저장소를 통한 Flatpak 지원

'Pop!_OS 20.04 LTS'는 Pop!_OS의 앱 스토어인 Pop!_Shop에서 데비안의 패키지 시스템인 deb과 함께 flatpak를 지원합니다. flatpak이라는 것이 리눅스 배포판마다 다른 패키지 시스템을 통일하기 위한 것인데 이 지원 또한 개념은 좋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시스템에 두개의 패키지 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생기는 일관성 문제는 앞에서 이야기한 Pop!_Shell보다 심각합니다.

예를 들면, Pop!_Shop에서 FTP 프로그램인 FileZilla를 검색하면 2개가 보입니다. 하나는 deb 패키지이고 다른 하나는 flatpak 입니다. 하나의 앱 스토어에 2개의 같은 프로그램이 있어 flatpak 지원에 대한 정보가 없는 사용자는 '응? 뭐지?'라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오픈소스 이미지 에디터인 GIMP은 Pop!_Shop에서 검색하면 flatpak 패키지용 하나만 나옵니다. 그런데, 터미널에서 직접 deb 패키지를 검색하면 GIMP가 있습니다. 다른 프로그램과는 달리 Pop!_Shop에서는 GIMP용 deb 패키지가 검색이 안되는 것이죠.

 

리눅스가 서버 분야에서의 성공과는 달리 데스크탑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데스크탑은 시스템의 전체적인 일관성,최적화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커널,윈도 시스템,데스크탑 환경,배포판 개발을 모두 다른 팀에서 하는 리눅스로서는 그런 일관성을 제대로 제공하기가 힘듭니다. 이것은 리눅스라는 오픈 소스가 가진 한계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이야기한 Pop!_Shell이나 Pop!_Shop에서의 flatpak 지원은 이런 데스크탑 리눅스가 가진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주는 또하나의 예입니다. 배포판 개발사가 자신들만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지만 데스크탑 환경이나 시스템 패키지를 자신들이 만드는 것이 아니기에 그쪽은 그대로 두고 기능을 추가할 수 밖에 없는 한계에서 오는 일관성의 파괴이죠. System76이 큰 회사가 아니니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나 Pop!_OS의 스타일이 맘에 드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