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P. 베인글로리(2014 ~ 2020)

 

제가 모바일에서 했던 게임 중 완성도 면에서 최고라고 이야기했던 게임이 베인글로리입니다. 안드로이드 버전이 2015년에 나왔는데 그때 베인글로리가 보여주었던 완성도는 정말 대단했으며 다른 모바일 게임과 비교한다면 2년 정도는 앞섰던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랬던 베인글로리가 퍼블리셔가 포기하고 떠났다라는 뉴스를 보았고 검색을 해보니 사실상의 서비스 종료 상황이었습니다. 예상했던 일이지만 한때 정말 재미있게 했던 게임인 베인글로리가 이런 상황이 된 것이 안타깝기도 합니다. 베인글로리가 이렇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선 한국 시장으로 한정해 이야기한다면 e스포츠까지 진행하면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을때 생긴 네트워크 문제가 가장 큽니다. 저도 이것 때문에 베인글로리를 접었는데 오래전이라 정확한 시기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떤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갑자기 네트워크 지연 현상으로 게임을 하기 힘든 상황이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이벤트 때문에 사람이 많이 몰려 그런가보다 생각을 했지만 이벤트가 끝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도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베인글로리쪽에서는 이런저런 변명을 하였지만 제가 해외에 서버가 있는 게임들도 해보았지만 베인글로리처럼 게임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의 문제를 보이는 게임을 본적이 없습니다.

좀더 근본적인 문제는 개발사가 게임의 차별화 포인트를 포기하고 평범한 게임이 되려고 했다라는 것입니다. 베인글로리의 특징은 3대3 전투와 가상 패드가 아닌 터치 방식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살린 조작 방법입니다. 롤을 카피한 대부분의 모바일 MOBA 게임들은 맵의 크기만 작을뿐 거의 롤과 비슷한 형태의 5대5 게임들이지만 베인글로리는 좀더 모바일에 최적화된 형태를 추구하였습니다. 물론, 베인글로리 게임 스타일은 결코 캐주얼하지 않지만 맵과 인원 구성은 모바일 친화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게임 흥행이 생각처럼 잘되지 않자 개발사는 5대5를 도입하고 메인 게임 모드로 밀기 시작하였고 이것이 베인글로리의 서비스 종료를 가속화시킨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가진 시장이 작으니 더 큰 시장으로 가자라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시장은 레드오션이고 이미 자리를 잡은 게임들과 후발주자 입장에서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을 만든 것이죠.

개발사가 5대5를 도입하면서 든 이유가 3대3에서 나올 수 있는 전략이 한정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맵을 추가함으로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5대5 도입으로 게임의 아이덴티티를 무너뜨리는 것보다 맵을 추가해 맵에 따라 다양한 플레이가 나올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좋은 전략이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5대5 도입 이유는 그냥 변명이고 좀더 평범해지기를 원했다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개발사의 발표문을 보니 퍼블리셔가 떠난 지금 직접 서버를 운영할 능력이 되지 않으니 마인크래프트처럼 사용자가 서버를 만들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해 유지를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글세요... 이미 유저층이 무너져 퍼블리셔도 손을 뗀 게임이 커뮤니티 서버들로 운영이 될까요? 전 부정적으로 봅니다. 안타깝지만 베인글로리는 게임의 완성도와 흥행은 별개다의 대표적 케이스로 남을 것 같습니다.